1. 공사소음, 공사진동을 발생시키는 공정
건축공정 중 공사소음, 공사진동이 많이 발생하는 공정은 기존 건물의 철거공사, 지하층을 만들기 위해서 땅을 파는 터파기공사, 바닥에 말뚝(파일)을 박는 기초공사에 집중됩니다. 이러한 공정에서 소음과 진동의 주범인 브레이커, 천공기(착암기), 항타기 등의 장비가 사용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암반에 발파공사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브레이커는 정으로 돌을 때리는 작업을 기계를 통하여 1분에 수백 번 내지 수천 번 반복하는 장비입니다. 콘크리트나 암반을 깨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천공기(착암기)는 암반에 구멍에 뚫는 장비입니다. 땅을 깊숙히 판 자리 옆면에서 흙이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흙막이 벽을 세우기 위해 말뚝(파일)을 박을 때, 땅을 깊숙히 판 곳으로 지하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그라우팅(지하층 바닥과 벽의 틈새에 액체를 주입하는 작업)을 할 때, 바닥에 기초말뚝(파일)을 박을 때 암반에 구멍을 뚫는 역할을 합니다. 항타기는 건물의 기초가 되는 말뚝(파일)을 땅 속 깊은 지반까지 박는 장비입니다.
이러한 브레이커, 천공기(착암기), 항타기는 90dB 이상의 높은 소음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상당한 진동을 수반합니다. 이에 따라 ‘소음·진동관리법‘은 브레이커, 천공기(착암기), 항타기를 포함한 일정 장비를 5일 이상 사용하는 공사로서 일정 규모 이상인 공사의 경우 착공 전에 공사일정표, 공사장의 주변 주택 등 피해 대상, 방음ㆍ방진시설 명세, 그 밖의 소음ㆍ진동 저감대책 등을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2. 건축주와 시공자 중 누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것인가
건축주가 직접 공사 지시·감독을 한다면 건축주도 책임이 있지만, 건축주가 공사 지시·감독을 하지 않는 한 건축주는 책임이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피해자들이 건축주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여 건축주도 피해사실을 알고 있었고, 건축주로서 피해를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하지 않았다면 건축주도 이에 대하여 책임이 있을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하나의 시공자가 턴키(Turn-key, 공사의 전과정을 일괄하여 수급)로 전공정을 맡을 수도 있지만, 철거, 토목, 건축 등 공정별로 서로 다른 업체가 공사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 소음, 진동 피해가 발생한 공정에 따라 해당 공정을 담당한 시공자를 확인해서 책임을 물을 상대방을 특정해야 할 것입니다.
3. 공사중지가처분
공사중지가처분은 사후적인 손해배상만으로는 피해자의 손해를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사의 위법성이 중대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공사소음의 경우 손해배상만으로도 피해자의 손해가 회복된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서 실무에서는 대체로 공사중지가처분이 인용되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학교에 인접하여 공사를 하는 경우 공사소음 등으로 인해서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아 학교의 수업시간 동안 인접공사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사중지가처분이 인정된 예가 있습니다.
공사진동의 경우에는 공사가 계속 진행될 경우 인접지의 지반이 침하되거나 인접건물이 상당한 정도로 손상될 위험이 크다면 공사중지가처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공사진동이 심하게 발생하는 터파기공사, 굴착공사, 기초공사가 이미 종료되어 더 이상 지반침하 내지 건물손상 확대의 우려가 없다면 긴급성이 없고 사후적 금전배상으로 피해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아 공사중지가처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즉, 아직 전체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사진동이 심하게 발생하는 특정 공정이 끝난 경우에는 공사중지가처분이 허용되지 않고 손해배상청구만 인정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4. 손해배상
공사로 인한 소음 피해와 진동 피해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음 피해의 경우 실무상 손해배상으로 인정되는 것은 주로 위자료입니다. 즉, 공사 소음으로 인하여 재산상 피해가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 즉 위자료가 인정됩니다. 물론 소음의 경우에도 공사소음으로 인해서 임대주택의 임차인들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그 후로도 공실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와 같이 재산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산적 피해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사소음의 정도가 ‘수인한도‘, 즉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고, 그 기간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으며, 공사소음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액수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반면에 공사진동의 경우에는 정신적 피해를 넘어서서 인근 건물이 손상되어 재산적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공사진동으로 인하여 인근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고, 타일이나 몰딩 등 마감재가 탈락하고, 심하면 부등침하(건물의 한쪽으로 기우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위자료 뿐만 아니라 건물 손상 및 그로 인한 영업손실에 대한 재산적 손해도 배상청구가 가능합니다.
아래에서는 공사소음 피해와 공사진동 피해를 나누어서 설명드립니다.
5. 공사소음 피해
(1) 법원의 판단기준 – 수인한도
공사소음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한 기준은 소음 피해가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 즉 수인한도를 초과했느냐의 여부입니다. 법원은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가 수인한도, 즉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는 경우에 한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합니다.
법원은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의 정도, 공사의 공공성, 피해방지조치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보통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규제기준을 넘었는지 여부입니다. 대체로 법원은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이 발생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인한도를 넘는 것으로 보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합니다. 다만,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도 침해의 양상과 결과가 심할 때에는 수인한도, 즉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고 보고 법원이 시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기준치를 초과해서 시공사가 행정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드립니다.
(2) 법령상의 기준
소음·진동관리법 제21조(생활소음과 진동의 규제) ①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주민의 조용하고 평온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업장 및 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ㆍ진동(산업단지나 그 밖에 기후에너지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제외하며, 이하 “생활소음ㆍ진동”이라 한다)을 규제하여야 한다.
②제1항에 따른 생활소음ㆍ진동의 규제대상 및 규제기준은 기후에너지환경부령으로 정한다.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제20조(생활소음ㆍ진동의 규제) ① 법 제21조 제1항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지역”이란 다음 각 호의 지역을 말한다.
1.「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호에 따른 산업단지. 다만, 산업단지 중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에 따른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은 제외한다.
2.「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0조에 따른 전용공업지역
3.「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지정된 자유무역지역
4. 생활소음ㆍ진동이 발생하는 공장ㆍ사업장 또는 공사장의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300미터 이내에 주택(사람이 살지 아니하는 폐가는 제외한다), 운동ㆍ휴양시설 등이 없는 지역
② 법 제21조 제2항에 따른 생활소음ㆍ진동의 규제 대상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확성기에 의한 소음(「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음과 국가비상훈련 및 공공기관의 대국민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확성기 사용에 따른 소음의 경우는 제외한다)
2. 배출시설이 설치되지 아니한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ㆍ진동
3. 제1항 각 호의 지역 외의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ㆍ진동
4. 공장ㆍ공사장을 제외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소음ㆍ진동
③ 법 제21조 제2항에 따른 생활소음ㆍ진동의 규제기준은 별표 8과 같다.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8]


‘소음·진동관리법’이 정하는 기준치 중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ㆍ주거지역(주간 07:00~18:00): 65dB(A) 이하
ㆍ상업지역(주간 07:00~18:00): 70dB(A) 이하
ㆍ주간 발파소음의 경우 규제를 완화하여 위 기준에서 +10dB(A)까지 허용. 예를 들어, 주간에 주거지역에서 발파작업을 할 경우 허용치는 65dB(A)에서 +10dB(A)이 늘어난 75dB(A)까지 허용
ㆍ항타기·항발기, 천공기, 공기압축기, 브레이커, 굴착기, 발전기, 로더, 압쇄기, 다짐기계, 콘트리트 절단기, 콘크리트 펌프 등 장비 사용 시에는 1일 작업시간에 따라 +5~10dB(A)까지 보정
법원은 위 법령상의 기준치를 초과한 소음에 대해서는 대체로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보고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합니다.
(3) 법령상 기준치를 준수해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공사소음이 소음·진동관리법의 기준을 넘지 않았더라도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즉,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기준은 행정적 규제기준으로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도의 기준이고, 따라서 소음·진동규제법의 규제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도 이는 최소한도의 규제기준을 준수한 것일 뿐 피해가 현저한 경우에는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4) 법령상 기준치를 초과해도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되는 경우
법원은 대규모 도로, 터널 등의 공익목적의 공사의 경우에는 소음, 진동에 관한 시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공사가 사전에 소음, 진동의 방지 계획을 세우고, 소음, 진동이 발생하는 공정의 시간대를 적절히 조절하며, 공사 중 방음벽, 방음문, 흡음판 등 소음, 진동 저감 장치를 설치한 사실이 확인되면, 몇 차례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기준치를 초과하여 과태료를 받았더라도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5) 수인한도 초과의 증명
피해자가 공사소음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었음을 완벽하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소음이 발생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적절한 계측도구를 이용하여 적절한 방식으로 측정한 측정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에 민원을 넣어서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소음측정을 한 민원기록 및 측정기록은 경우에 따라 좋은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이것에 의존하기는 어렵습니다. 공무원의 소음측정은 측정장소 및 측정시점이 한정되어 있어서 단편적인 결과인 경우가 많고, 공무원이 현장에 나온 시점에는 소음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어서 민원결과가 충분한 증명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민원을 받고 행정기관이 소음측정을 한 결과 소음·진동관리법상의 기준치를 초과해서 시공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 법원이 이를 근거로 공사소음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초과했다고 보고 시공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하지만, 과태료 부과처분에도 불구하고 이는 일시적인 사정이었을 뿐 전체적으로는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보고 시공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하기도 합니다.
공사소음이 수인한도를 초과했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재판 중 감정을 하기도 합니다. 감정절차에서 특정 공사장비를 사용한 공정의 소음도를 추정하고, 이를 기초로 피해지점까지의 거리와 방음벽 등 소음저감시설을 고려해서 소음감쇠식을 적용하여 피해지점의 소음도 예상치를 산출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방법은 사후적인 방법으로서 시공자가 작성한 공사자료에 기초한 가정적인 예상치일 뿐이라는 한계가 있고, 소음저감시설로 인해서 소음이 얼마나 저감되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과거에 발생했던 소음의 크기를 사후적으로 정확하게 증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법원도 여러 자료와 정황을 기초로 상당한 정도의 개연성이 있으면 수인한도를 넘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막연히 “심한 공사소음이 3주 동안 지속되어 주민들이 여러 차례 항의했고 구청에도 여러 번 민원을 넣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증명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후적으로라도 과거의 소음정도를 추정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축적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사계획표, 공사장비목록을 확보하고, 공사소음을 발생시키는 공사장비 및 공사장면을 촬영하고, 공사소음 발생 시작시간과 종료시간을 알 수 있도록 녹화 또는 녹음을 하고, 가능하다면 피해지점의 소음정도를 자가측정하여 녹화해 두고, 민원을 제기해서 공무원이 소음을 측정하는 경우 같은 시간, 같은 지점에서 공무원이 측정한 결과와 자가측정 결과를 비교한 자료를 확보해두는 등 최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6. 손해배상 – 공사진동 피해
공사진동 피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이어서 설명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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